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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서 판다의 리뷰/🎬영화 봄

[영화 리뷰/스포주의/독립영화] '봉오동 전투' 참혹했던 그 시절

by rulone 2019.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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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신연 감독님의 영화 '봉오동 전투'의 관한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께서는 주의해 주세요.

 

간만의 영화 리뷰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을 맞이해 얼마전 영화관에서 관람한 '봉오동 전투'를 리뷰해보려 합니다.
아직 상영중인 만큼 스포일러는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만, 배경을 설명하며 어쩔 수 없는 스포일러를 감안해 주세요.


영화 '봉오동 전투'의 포스터

국권피탈 직전 일본을 상대로 항거하고자 꾸려진 의병. 그들은 일본의 탄압과 학살이 극에 달하자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만주 일대로 이주하게 되는데요. 1910년 국권 피탈이 된 이후 그들은 독립군이라고 이름을 바꾸고서 낮에는 농사를 밤에는 군사 훈련을 하며 10년간 이를 갈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전국 팔도에 만세 소리가 울리는 1919년 3월 1일. 독립군들 또한 전의를 다지며 1년 후, 1920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어제의 농민이 오늘의 독립군이 되어 일본에 항거한다.


영화에서 황해철 역을 맡은 유해진 배우분이 몇 번이나 내뱉은 말입니다.

독립군 중 '군무 도독부', '국민회군', '대한 독립군'이 대표적 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독립군이 있었지만, 가난, 통일되지 않는 무기 체계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풍족하고 전투경험이 있는 일본군을 이기기란 어려운 일임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죠. 그럼에도 그들은 일제 관공소를 34개정도 파괴하며 일본군에 대항합니다.
화가 난 일본군이 만주로 쳐들어왔으나 독립군은 이미 이를 알고 대피합니다. 쳐들어오고 나니 그들이 이미 떠나고 없다는 사실을 안 일본군은 화풀이로 삼둔자라는 마을을 학살하지만 잠복해 있던 독립군이 나타나 일본군을 섬멸시킵니다. 이 전투가 바로 봉오동 전투의 시작이 되는 전투라고 합니다. 


일본은 월강 추격대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독립군을 탄압하기위해 대대를 이끌고 들어오죠. 하지만 이를 이미 알고 있던독립군들은 곳곳에 매복해 일본군들을 노립니다. 이때, 홍범도 장군이 이화일 분대장에게 일부 병력을 주고 일본군을 봉오동까지 이끄는 역할을 맡기게 됩니다. 영화 내에서는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 배우 분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화일 부대는 월강 추격대의 전방 부대를 이끌어야 했으나 너무 잘 싸운 나머지 섬멸 시켜버립니다. 그리고 뒤이어 들이 닥친 후방부대를 장군의 지시대로 봉오동 안까지 끌고 들어오는데, 곧곧에 잠복해 있던 독립군들이 일제 사격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무려 세시간동안 저항하던 일본군은 결국 퇴각하는데, 급격한 기상 악화로 폭우와 안개에 둘러 쌓이자 일본군은 겁을 먹고 서로를 쏘기까지 했을 정도로 일본군을 상대로 크게 승리한 전투가 바로 봉오동 전투입니다.


영화는 거의 모든 역사를 그대로 따라 만들었지만, 주연인 이장하와 황해철의 관계를 조금 특별하게 만듦으로서 재미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일본군(유키오 역)를 인질로 잡는 이야기를 넣으면서 일본인들이 이 역사에 관해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까지 의미를 준 것 같습니다. 

봉오동 전투는 특이하게도 독립영화에 일본인 배우를 출연시켜 큰 화자가 되고 있습니다. 독립영화에 출연한 일본 배우는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다이고 코타로, 총 세분으로 특히 키타무라 카즈키 배우 분은 일본에서도 꽤 유명한 배우로 매국노라며 욕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언론사에서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하고 자신의 신념으로 출연한 것이라 말했다고 합니다. 촬영당시에는 일본 불매운동 시기는 아니라 괜찮았는데 우연찮게 개봉시기가 불매운동과 겹쳐지게 되어 제작사에서는 일본 배우들을 생각해 최대한 노출을 자제했다고 하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오히려 배우분들이 SNS에 봉오동 전투를 촬영했다고 자랑하고 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배우들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내고 있고, 거기에 달린 댓글들 마저도 가관이라 합니다. 매국노라는 말은 물론, '봉오동 전투'를 날조 투성이 영화, 반일 영화 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니 일본인들의 일제 강점기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날조 투성이라고 함은 뭐가 어떻게 틀린 건지 제대로 된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겠죠.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입을 다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마냥 자신의 나라의 과거를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 수는 없겠죠. 하지만 직시해야하는 상황이 맞닥들여지면, 제발 한사코 고민 없이 고개를 숙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변명을 들이대면 댈 수록 망가져 가는 건 당신들이지 우리가 아닙니다. 


오늘 광복절을 맞이해 이런 이야기들을 써내려가도 되는지에 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이런 이야기는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역시 할 얘기는 하고 지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역사를 정확히 아는 사람도 아닌지라 실수가 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만, 봉오동 전투에 관한 일본인들의 반응이 저렇다니 욱한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이 영화에 출연해 주신 세 분의 일본 배우분들에게 되려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멈춰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죠. 그 말이 실현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일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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