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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서 판다의 리뷰/🎬영화 봄

[영화리뷰/미스터리/청소년 관람 불가] '해피타임 스파이' 역대 가장 약빤 영화

by rulone 2019.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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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이 더워서 밖을 잘 안 다니다 보니 
가끔 일이 생겨서 나갈 때 팝콘을 왕창 사서 집에 들어와 에어컨 틀어놓고 영화보는게 너무 좋은 지라
영화 리뷰만 몇개째 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넘어간다. 
책 리뷰도 하고 싶은데 속독이 안되는 판다는 정독을 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세이브파일을 여러개 만들어놓고 이틀에서 나흘 가량을 잡고 읽어야 한다. 집중력이 좋은 정도면 이틀이면 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읽는 시간이 길어지니 미리 시간을 내어놓고 읽기 시작해야 그나마 나은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느날 TV에서 였는지 유튜브였는지 어디선가 본 해피타임 스파이는 특이하게도 퍼펫이라는 인형에 가까운 생명체들과 인간이 공생하는 영화였다. 인간들은 퍼팻을 하등시하고 무시하지만 그럼에도 퍼팻들은 자신들의 삶을 찾아갔다. 입에 담기도 어려운 상당히 야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지만 인상을 찌푸릴 정도의 선을 넘은 이야기들은 나오지 않는데 어쨌든 청소년 관람 불가, 19금 영화이니 주 스토리에 관한 이야기만 해보려한다. 

불미스러운 사고로 최초의 인형 경찰이자 최후의 인형 경찰이 되어버린 필립스. 탐정 사무소를 차려 지내던 필립스는 사건 의뢰로 자신이 아는 성인 용품점을 가게 되는데, 이곳이 해피타임 연쇄 살인의 가장 첫번째 사선이 터지는 곳이 된다. 그 이후 필립스는 자신의 형인 래리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수사에 착수 하는데, 전 인간 파트너 에드워즈와 함께 수사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해피타임스파이는 포스터에 쓰인 것처럼 역대 가장 병맛이었다. 섹드립에 가까운 대사들이 들끓는 영화는 처음이었다. 어이없는 병맛으로 재미를 돋우더니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자책하는 심정을 드러낼 수 없던 필립스와 그런 그를 여전히 믿고 있던 에드워즈. 
표면적으로는 그러하나 사실 이 안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인형 vs 인간

영화의 시작부터 인형과 인간의 대립을 보여준다. 인형이 잡은 택시를 인간이 빼앗거나 길거리 광대 짓을 하는 인형을 괴롭히거나 무시하며 아주 표면적으로 말이다. 이 대립으로서 쉽게 비판하려 했다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백인과 흑인의 관계이다. 

백인 vs 흑인

전세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금까지도 큰 이슈를 일으키고 있는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 내에서는 인형과 인간의 대립으로 이를 풍자해냈는데, 이 영화에서는 인형이 마약을 하고 도박판을 벌이는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게다가 인형의 연쇄 살해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수사는 흐지부지 되고 아무 물증 없이 필립스가 범인으로 몰렸다. 스코츠버러 사건처럼 말이다. 현실에서처럼 화두가 되기는 하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끝맺어진다.

영화의 중간중간 뼈때리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아주 잠깐 짚고 넘어가지만,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와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였다. 일단 영화를 보며 발견한 점은 '혼혈 차별', '남녀차별', '근친상간' 이었다.

영화의 시간 순서대로 짚고 넘어가자면, 수사를 위해 필립스와 함께 도박장에 가게 된 에드워즈는 필립스가 라일과 대화를 하는 동안 다른 인형들과 도박을 함께하게 되는데 같이 게임을 하던 불독 인형이 게임을 잘 하는 에드워즈에게 'X년' 이라며 여자를 낮춰부르는 욕을 하고 같이 지내는 여자 인형 록시에게 하대하고 거칠게 대하니 화가 난 에드워즈는 나에게 그러는 건 상관 없지만 록시에게 사과하라며 한바탕 붙게된다. 그러는 사이 오고 가는 대화가 가관이다. 남성 우월주의로 인해 삐뚤어진 남자들과 그에 길들여진 여자들. 그것이 대대로 내려오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속시원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직시했다. 

필립스와 에드워즈는 마지막 남은 해피타임 갱 멤버 에즈라와 캐라를 찾으러 떠나는데 차를 타고 2시간이 넘는 거리여서 였는지 말 한마디 없던 에드워즈에게 '무슨 수도승이야?'라고 말하자 에드워즈는 '나는 수도승이 아니야. 나도 내가 뭔지 모르겠어.' 라고 말하며 속사정을 털어놓는다. 필립스가 경찰에서 퇴출된 사건에서 부상을 입은 에드워즈를 살려내기 위해 가까운 인형 병원에 간 필립스는 그녀에게 인형 간을 이식해 살렸다. 그로인해 그녀는 뱃속이 실밥으로 가득찬 인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던 것이었다. '내가 퍼펫이야? 사람이야? 둘 다 아니야. 나는 어느 곳에서 하나 환영해주지 않아.' 라고 말하자 필립스는 그동안 내색하지 않던 자책을 쏟아낸다. 이 장면에서 어느 곳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혼혈인들의 심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그저 조금 다를 뿐인데 환영받지도 못하고 어떤 사람이라고 정확하게 말 할 수 없는 심정. 그들을 그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를 정확히 찌른 것이다.

필립스의 사과와 함께 조금도 잠잠할 수 없던 이 영화는 그 잠깐의 순간에도 코미디한 장면을 만들어놓고 드디어 '아담의 갈비뼈 기도원'에 도착한다. 반복적으로 들리는 비명소리에 그들은 앞문과 뒷문을 나눠 담당해 조금씩 쳐들어갔다. 그 비명소리의 정체는 에즈라와 캐라,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기형아들이었다. 이 스쳐가는 장면에서 잠깐이나마 근친으로 인한 출산은 기형을 초래한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그저 코미디로 생각하고 보게된 영화였지만 감독은 생각보다 많은 화제을 담아내었다는 점을 순간순간 늬우칠 수 있었다. 


병맛의 정도가 심하고 청소년 관람 불가인 점에서 쉽사리 추천할 수는 없지만, 그런 코미디에서 사회의 문제점들을 가볍지만은 않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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